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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의 AI 녹이기

https://www.youtube.com/watch?v=_F-vq_X8qiI 는 유튜브의 무비콘 영화 계정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미조구치 겐지 감독은 한 공간 안에서 인물의 동선 변화를 주어 씬의 분위기를 자유롭게 변주해낸다. 처음에는 남편 겐주로가 왼쪽, 아내 미야기가 오른쪽에 있는 구도로 대화가 시작된다. 미야기는 겐주로가 번 돈으로 사온 옷을 입어보고는 좋아한다. 이때 대화를 주도하는 쪽은 겐주로이다. 한편, 겐주로가 자신의 아들을 안고 자연스럽게 방 뒷쪽으로 이동하면서 대화의 중심이 아내에게로 넘어간다.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겐주로의 주장에 대해 아내는 전란 때문에 걱정스럽게 여기는 것을 대조시킨다. 이렇게 단순히 겐주로가 몇 걸음 이동하는 것만으로 인물 주변의 배경이 바뀌어 마치 다른..

화양연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그리움은 고장난 비디오 테이프처럼 재생을 위해 얼기설기 붙여진다. 따라서 한 편의 멀티버스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사건들은 때로 같은 대사와 몸짓에서 시작하다가 약간의 변주를 통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고, 숨막히게 아름다웠던 지난 순간을 슬로우 모션으로 늘이기도 하며, 거울의 반사를 통해 동일 인물이 다공간 속에 놓여지도록 만들기도 한다. 사랑의 배신을 당한 남녀는 ‘자신이 서로의 배우자라면’, 또는 ‘서로가 사랑하는 연인이라면’이라는 가정을 놓고 그것을 반복 재생하며 서로 다른 우주의 주모운(양조위)와 소려진(장만옥)을 생산해낸다. 한 우주에서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지고, 다른 우주에서 두 남녀는 헤어져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미장센의 ..

사랑스럽고 멋진 고양이 구리에게 너가 처음 우리 가족에게 온 날이 어렴풋이 생각이 나. 동생들이 길 잃은 새끼 고양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었지혹시라도 어미가 찾을까봐 주운 자리에 돌아가 기다려 보기도 했지만결국 한 쪽 눈이 아팠던 너는 우리가 보살피기로 했어. 털 색이 구리빛이라 나는 너에게 '구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고양이는 새끼 때 파란 눈이었다가 점점 자신의 눈 색깔을 찾아 변한다고 해서 너의 눈은 어떤 색이 될까 궁금했었는데어느새 너는 올리브색 두 눈을 가진 멋진 고양이가 되었어.길고양이 출신이라기엔 잘생긴 외모에, 꼬리는 지팡이처럼 구부러져 있는 모양,튼튼하고 늘쭉한 다리와 까칠한 성격까지 가져서 마치 고양이 왕자님 같았어. 너와 함께한 14년 세월 동안 크게 아픈 데 없이 잘 자라주었고그래..

예고된 폭발과 함께 주유소를 뒤덮는 불길한 화염. 관객은 어느새 천벌을 일으키는 신이 되어 활활 타오르는 보데가 만의 광경을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본다. 시커먼 갈매기 떼는 관객의 지휘 아래 땅으로 활강하여, 날카로운 부리로 사람들의 연약한 신체를 할퀴고 찢는다. 정신을 어지럽게 하는 기이한 음성이 사방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주인공 멜라니와 미치가 몸을 피해 들어간 식당 안은 마치 태풍의 중심부처럼 고요하다. 한 구석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공포에 절여진 눈들은, 곧 멜라니를 향한 의심과 원망의 눈빛으로 변한다. 그 중 가장 신경쇠약적으로 보이는 두 아이의 어머니가 멜라니에게 울부짖는다. “당신이 도착하면서 이 모든 게 시작됐다더군요! 당신 누구죠? 어디서 왔죠? 모두 당신 탓이야!“라고 소리치는 이 불쌍한 ..

새 하얗게 빛나는 화면 속, 어린 소년이 눈썰매를 타고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온다. 현악기의 가장 서정적인 선율과 함께 눈발이 소복히 가라앉으며 단조로운 한 폭의 겨울 유화를 그려낸다. 시종일관 소년은 그의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지 못한 채, 천진하게 눈을 뭉쳐 여인숙 간판에 던지는 놀이를 한다. 어느새 소년의 모습은 점점 작아져 여인숙 창문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밖보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여인숙 내부, 어른들의 검은 복장 탓에 창문 프레임 속 소년은 흰 눈 배경과 더욱 뚜렷한 대비가 이루어진다. 이 심도 깊은 미장센으로부터 관객은 자연스럽게 이 영화의 주인공인 케인을 ‘강렬한 대비로 이루어진 좁은 프레임’ 안에서 마주한다. 끝내 맞춰지지 않은 하나의 퍼즐 조각과도 같은 이 프레임은 영화 전반..

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닥터 분의 마지막 대사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려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보안관과 주정뱅이 의사가 사랑에 빠진 두 남녀(댈러스와 키드)를 위해 마차를 준비해서 태운 후, 그 등 뒤에서 돌맹이를 주워 던져 마차를 출발시킵니다. 출발한 마차는 드넓은 모뉴먼트 벨리를 향해 달리면서 끝이 납니다. 떠나가는 마차를 바라보며 의사는 보안관에게 이 영화의 전반을 관통하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하나 내뱉습니다. 번역본에서는 이 대사를 “저들은 문명으로부터 해방되겠군.“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우선, 번역가가 누구였든 상관없이, 저는 댈러스와 키드가 로즈버그에서 모뉴먼트 벨리로 ‘되돌아가는’ 장면을 해석하기에 참 아쉬운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본의 표현을 가져왔습니다. 닥터 분은 댈러스와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