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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의 AI 녹이기
[올드보이] - 신과 인간의 관계 본문
"오대수는요, 말이 너무 많아요..."
오대수가 자신의 죄명을 들은 첫번째 순간이었다. 상상한 것과는 달리 상당히 맥 빠지는 말이었으리라.
이우진은 오대수의 '말'을 탓하지만, 정작 자신의 '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처참히 망가뜨리고 있었다.
"당신이 도청장치를 없애버려서 여기까지 왔잖아요.. 엿들으려고요.. 그러니까 노주환씨는 당신 때문에 죽은 거에요. 예?"
"당신의 혀가 우리 누나를 임신시켰다니까? 이우진의 ㅈㅈ가 아니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그런 머리로 어떻게 자기 여자를 지켜."
이우진의 강압적인 말들은 하나 하나 오대수에게 스스로 틀린 질문을 던지게끔 만들었을 것이다.
'왜 나를 15년이나 가둔걸까?'
'내가 퍼뜨린 것도 아닌데 소문난 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이 모든 일들이 내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어야 하는거야?'
애초에 이우진의 폭력적인 말과 행동이 아니었음, 오대수는 이런 질문을 할 이유가 없었다.
어쨌든 말이 너무 많은 남자,
오대수는 그래도 지금까지의 모진 수모를 꽤 잘 버텨온 단단한 남자였다.
하지만 이우진은 갑자기 닥쳐온 재앙과 같았다.
안타깝게도 재력, 용의주도함, 똘끼, 흘러간 시간. 모든 것이 이우진의 편이었다.
속절없이 멘탈이 나간 오대수는 그와의 싸움에서 끝내 패배하고 스스로 혀를 잘라버리는 형벌을 내린다.
('우진이 대수 앞에 무릎꿇고 싹싹 빌게 해주세요'라는 미도의 기도와는 대조적이라 더 비극적이다)
관객(나)도 이 어찌 할 수 없는 큰 재앙 앞에서 어찌 할 수 없는 무력함에 빠져 버린다.
미도의 마음으로 응원했던 나의 아저씨가 혀가 잘린 채 재앙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 것을 봤기 때문이다.
오대수와 관객은 결국 단단히 노한 신 앞에 한없이 겁먹은 인간의 모습이 된다.
신의 세계에서 전부였던 누나를 자신의 손으로 다시 놓아 보내는 장면에서
신은 스스로 분노를 가라앉히고,
관객은 떨어지는 누나를 죄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오대수는 끝내 자신의 죄와 신의 심판을 잊히고 살아가지만,
모든 것을 지켜본 관객은 오대수가 지은 죄를 대신 지으며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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